신앙교육의 핵심은 성경에 기초한 복음(gospel)에 기초하여 삼위일체 하나님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적 핵심 진리와 가치와 삶의 양식을 가르치는 데 있다. 그것이 구체적인 교육방법 중 하나가 교리교육이다. 교리교육은 기독교 진리의 핵심을 전하고 공유하기 위한 효과적인 교육방법으로 오랫동안 실천되어 왔으며, 다른 기독교 실천와 예전—예를 들면, 세례와 입교—와 연계하여 기독교 신념과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기나긴 코로나 팬데믹의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회교육 현장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전례 없는 상황 가운데 기독교 신앙의 기초가 건강하게 세워져야 하는 어린이-청소년 시기에 어떤 신앙교육의 요소가 가장 결핍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교회에 직접 출석하여 예배와 교육에 참여하지 못한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경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에 이루어진 교회교육의 대응을 자기성찰적으로 돌아보면 신앙의 핵심적인 가치를 전하는 데 전력을 쏟기보다는 매 주일 예배를 송출하고 학생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힘을 쏟을 수 밖에 없었던 적도 있었다. 또한, 이 시기에 많은 지역교회가 함께 모여 성찬과 세례를 할 수 없게 되자 자연스럽게 청소년 입교와 세례, 그리고 유아세례 또한 할 수 없게 되면서 예전과 연계한 기초 신앙교육의 기회가 제공되지 못한 점도 너무나도 안타깝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코로나 이후의 어린이 신앙교육은 기독교 신앙의 정수와 기독교 가치와 방향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을 위해서 다시 강조되어야 하며, 동시에 새로운 도전 앞에서 창조적인 방식으로 기독교 신앙의 정수를 다음 세대와 나누는 자리가 회복되어야 한다.
위기의 시대, 역사 속에서 교리교육 회복의 답을 찾다
교리교육(catechesis)은 기독교 복음이 세속적인 도전과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전수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배와 더불어 교리교육, 특히 세례 준비를 위한 교리교육을 강조했다. 앨런 크라이더는 교리교육이 다종교 사회 속에서 수많은 세속적 도전 가운데에도 초기 기독교회가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시기에 교리교육은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 행동하고 살아가는 데 기초가 되는 ‘가르침’을 제공했으며, 나아가 그 가르침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아비투스)을 비기독교인들이 보기에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다고 크라이더는 설명한다.
교회사를 살펴보면 교리교육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형식을 달리해왔지만, 대체적으로 묻고 답하는 문답 형식을 취했다. 1세기 말-2세기 초기에 집필된 <디다케>는 최초의 기독교 교리교육서로 알려져 있는데 이 문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살기로 새롭게 다짐하는 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내용으로는 그리스도인의 삶과 비그리스도인의 삶을 대비하며 세례와 성찬, 기도와 금식, 교회 직분(집사, 감독) 등 16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중요한 점은, <디다케>는 쉽게 암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성되었지만 이는 그리스도인의 삶과 행동을 몸소 본으로 보이며 살아가는 이들이 신앙문답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기초와 기독교인의 삶의 태도를 세워가도록 돕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종교개혁 시대에 작성이 된 <하이델베르크교리문답>, <웨스트민스터교리문답>을 비롯하여 <제네바신앙교육서> 등도 당시에 만연하던 비성서적 관행 및 실천에 대해 성경에 기초한 올바른 안내와 기독교적 변증, 그리고 공동체적 신앙전수를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교리문답서들도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최대한 핵심내용을 기억하고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종교개혁 시대 전에는 교리교육이 세례를 위한 준비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종교개혁 시대의 교리문답서는 설교와의 연결도 염두해 두었는데, 칼뱅의 <제네바신앙교육서>은 그러한 예시 중 하나이다.
교리교육이 문답을 중심으로 한 대화적, 도제적 교수방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기독교육의 핵심 교리와 가치를 전수하고 공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만, 이것이 일방적이고 교수-학습자의 도제적 관계를 간과한 채 지식 전달 및 암기만을 강조하는 것이 된다면 형식적인 신앙 혹은 신념형성에 머무르게 된다. 이러한 교리교육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교리교육은 단지 세례와 입교를 위한 교육이 아닌 건강한 신앙형성과 제자도를 위한 긍정적인 통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현재와 같이 코로나 상황 속에서 신앙전수와 튼튼한 영적 기초를 세우는 일이 어려운 시기에 핵심적인 신앙교육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출처: <교육교회> 2021년 9월호에 실린 "올라인 교육목회와 어린이 신앙교육"(기독교교육연구원 교육목회연구팀)을 다듬은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