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인 교육목회와 교리교육
코로나19 상황을 지나면서 온라인 예배 및 교육이 확대되는 가운데 신앙교육의 내용과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쌍방향 소통과 시청각적 요소를 중시하는 온라인 교육환경에서는 일방적 강의 혹은 전달 중심의 신앙교육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가령, 예배 중 찬양을 할 때에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찬양을 부르며 율동에 참여하는 예배자가 아니라 시청자 혹은 예배 콘텐츠의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성경적 핵심 이야기와 교리를 배우는 교리교육 (혹은 교리문답)도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과거 교회교육사에서도 이러한 점은 확인되는데, 지금과 같은 온라인 및 미디어 문화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 행해지는 교리교육이 단지 지식 전달 혹은 암기 중심에 머물렀을 때 그러한 교육에 참여한 이들은 능동적인 그리스도인으로 양육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올라인 교육목회의 핵심이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세대와 세대, 이야기와 이야기, 사건과 사건,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이 신앙공동체 안에서 서로 어우러지고 공명(echoing)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올라인 교육목회 속에서 실천되는 교리교육 또한 서로 메아리쳐 울리고 공명하는 대화적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은 연령별로, 환경별로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연령별 올라인 교리교육의 실제
- 미취학 연령 어린이를 위한 교리교육: 상상하기를 통한 올라인 교리교육
코로나 상황 가운데 많은 지역교회의 영유아유치 어린이들은 교회 현장예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거나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 신앙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부모와 교회학교 교사 및 공동체와의 건강한 관계를 통해 신앙의 기초를 쌓아가야 하는 어린이들이 이러한 제한된 환경 속에서 신앙양육에 제공되고 있음을 참으로 안타까운 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어린 나이에 하나님과 예수님, 교회, 공동체 등에 대한 건강한 이미지와 경험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는 단지 성경적, 교리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를 위해서 어린이들이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교리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성경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과 피조 세계,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들에 대해 마음껏 상상하며 자신의 신앙을 가꿔갈 수 있도록 초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수방식은 어린이로 하여금 신앙을 가꾸어가는 것이 즐거운 일이며 경이와 놀라움(awe and wonder)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가령, 부모와 교사가 “하나님은 ... 한 분이셔”라고 어린이에게 소개해주기 전에 성경 속 이야기(예를 들면, 창조 이야기, 예수님의 공생애 이야기 등)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를 묻는 과정이 포함된다면 어린이들은 하나님에 대한 더욱 풍성한 이미지를 갖게 된다. 또한 자신이 생각하고 깨닫는 하나님과 예수님을 그림, 몸짓, 표정 등으로 표현하도록 초대하는 것도 풍성한 교리교육을 실천하는데 도움이 된다.
- 취학 연령 어린이를 위한 올라인 교리교육: ‘참여하기’를 통한 교리교육
취학 연령 어린이들은 ‘참여하기‘를 통해 교리교육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교리교육의 이미지가 다소 경직된 것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교사는 질문하고 어린이는 단순히 암기해서 응답하는 지적 활동으로만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이는 어떤 주제에 대해 직접 경험하고 실험하는 과정 가운데 자신이 능동적 참여자가 될 때 효과적인 학습을 하게 된다. 교리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어린이들은 하나님과 세계, 창조,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등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호기심을 가진다. 그러한 호기심은 성경 속에서 계시되는 진리를 깨달아가는 데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와 동력을 제공하며, 이것이 다양한 체험적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로 연결될 때 그들은 앎을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창조’ 교리 (웨스트민스터교리문답 4장)에 대해 배우는 기회를 갖게 될 때, 교사와 어린이가 함께 그 창조의 이야기를 직접 마임(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언어로만 암송하고 기억하는 것을 넘어서 온몸과 오감을 통해 성경 속 핵심교리를 경험하고 학습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쌍방향 온라인 플랫폼(예를 들어, Zoom)을 활용할 때에도 어린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창세기에 묘사되는 창조 과정을 순서에 따라 몸으로, 마임으로, 악기연주로 표현하고 소개하는 자리를 갖는다면 더욱 풍성한 교리교육의 과정이 될 수 있다.
- 청소년을 위한 올라인 교리교육: ‘질문하기’를 통한 교리교육
청소년들은 어린이들과 같이 온몸을 사용하여 참여하고 표현하는 것보다는 사색하기와 질문하기를 통한 교리교육이 효과적이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자신의 인생과 신앙, 세상과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누군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기 보다는 질문하고 대화하는 것을 더욱 소중한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장년 교사들에게는 청소년들은 반응이 없는 세대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그들은 자신이 친숙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서는 자신의 의견과 생각, 반응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을 위한 교리교육의 자리도 그들이 안전하고 친숙하다고 느끼는 대화적 공간(dialogical space)를 제공할 때 더욱 효과적으로 실천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신앙적 질문들은 장년 교사들조차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것일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코로나 상황을 비롯해서 빈부격차, 술, 담배, 문화적 갈등, 종교적 신념 차이 등의 주제들은 연령과 신앙수준에 관계없이 선뜻 답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주제들이 성경적 교리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성경적 안내를 통해서 건강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음을 청소년들에게 안내하고, 그렇기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질문들은 내어놓고 고민하며 신앙적인 답을 찾도록 돕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경적 교리를 통해서 발견하는 하나님은 결코 세상과 동떨어진 하나님이 아니시며, 오히려 청소년들의 삶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그들이 깨닫게 될 때, 청소년들은 삶과 신앙의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들의 영적 여정을 계속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출처: <교육교회>2021년 9월호에 실린 "올라인 교육목회와 어린이 신앙교육"(기독교교육연구원 교육목회연구팀)을 다듬은 글임을 밝힙니다.)